Descartes' Demon

B
Conor Diaz:(케이지 안의 쥐새끼랑 다를 게 없네. 관리랍시고 이것저것 시도해본 건 도움조차 안 되고, 반쯤 죽어가는 줄 알고서 호들갑을 내다가, 지긋지긋해서 손을 떼니 제대로 잠을 잔다. 죽어도 말 안 듣는 애완동물을 보는 기분이다. 한참을 침대 가장자리에서 잠든 걸 들여다 본다.)
Conor Diaz:(씨발.) 망할 전화기... (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어 뒤져본다)
Conor Diaz:...? (달칵, 전화를 무음으로 잠시 돌려놓은 채로 침대 위의 이사야를 쳐다본다. 핸드폰을 잃어버렸나? 잠든 이사야를 앞에 둔 채로 전화를 받는다.)
Isaiah Martin:...디아즈 씨!
Conor Diaz:...너 지금 나랑 장난치냐?
이거 미리 녹음이라도 해둔거지?
Isaiah Martin:네? (조금 경황없는 목소리.) 아니에요... 그럴 리가요.
하루종일 연락이 없어서 걱정했어요. 다행이네요.
아무튼, 어제 말씀드린 대로 오늘 내내 밖에 나가서 일을 봤다가, 지금 집에 들어가고 있어요. 30분이면 도착할 것 같은데…
…무슨 일은 없죠?
Conor Diaz:...(왜 네가 당황하는데? 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이 굳은 채로 한참 대꾸가 없다. 잠시 침대가 삐걱거리고, 무게중심이 쏠려 제 쪽으로 약간 틀어진 내 눈앞의 이사야를 흔들어 깨워본다.)
Isaiah Martin:... ...디아즈 씨?
Conor Diaz:..아니야. 아니, 근데 지금 집으로 오고있다고?
너 오늘 하루종일 나가있었냐?
Isaiah Martin:......음.
Isaiah Martin:디아즈,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어요. 당신 옆에 있는 건 제가 아니에요.
그건… … 지금은 말해줄 수 없지만, 절대 저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요.
침대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, 주무시는 척을 하세요. 그럼 그게 곧 당신을 깨우거나 눈을 뜨게 하려고 들 텐데, 무슨 일이 있어도 눈을 뜨면 안 돼요. 무슨 일이 있어도!
Conor Diaz:....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는 아는거지?
불안하게 굴지 말아라. 뛰는 거야? 진심으로? 나를 놀리려고 작정한게 아니고?
이봐, 내가 이런 장난을 한 두번 당해본게 아니라 아는데. 네가 루시퍼처럼 교활한게 아닌 이상 나를 속이기는... (짧게 문장 앞에 하하, 하는 소리를 냈다. 스스로도 그 목소리에 어색함을 느낀다.)
Isaiah Martin:진심이에요! (목소리가 순간 커진다. 그러다가도 헉, 하는 소리와 가늘어졌다가.) 이건, 차가 안 잡혀서...
가고 있으니 조금만 버텨주세요. 그거면 돼요. 믿지 않으셔도 괜찮아요.
제가 갈 때까지만......
Conor Diaz:...(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응시하다, 다시 기척없이 잠든 모습을 쳐다보다, 방을 그저 바라본다. 이거, 진짜 장난이 아닌가. 하긴 성격 상 이런 식으로 잘 짜인 연기를 하긴 힘들지. 걔가. 생각에 잠겨 가만히 있다가, 내가 이런 것 가지고 쫄아야해? 하는 반발심에, 깨든 말든 잠든 그것의 옆에 끼어 눕는다. 자는 척은 그냥 눈만 감으면 될 걸.)
Conor Diaz:
관찰력
기준치:63/31/12
굴림:5
판정결과:극단적 성공
Conor Diaz:... (꿈인가. 그는 한참 생각했다, 생각하는 동시에 생각을 하지 않았다. 불안한 요소는 제거하고 단순한-가령 틱톡에 가끔 뜨는 공포 몰래카메라 같은 거나- 생각을 하며 눈을 감는다...)
Isaiah Martin:.... (막 잠에서 깬 듯 몽롱하게 눈을 깜빡인다 이윽고 옆에 누운 그를 본다.) ...디아즈 씨?
...주무세요?
Conor Diaz:(눈을 감은 채로, 졸린 척 팔을 뻗어 뒷목을 붙잡고 상대방의 머리를 제 목가에 붙여 끌어안는다. 눈을 뜨지 말라고 했지. 대답은 괜찮고...) 방금 누웠어. 알림이 울려서 끊고 ...
Isaiah Martin:(어쩐지 조금 경황없는 듯한 동작은 이쪽도 마찬가지다. 적당히 따뜻한 체온-잠을 잤으니 열이 조금 더 오른-을 머금은 피부가 손안에 잡힌다.) ...알림요. (조금 소리를 낮춰 소곤소곤.)
...통화를 하시는 것 같던데, 그것 때문에 자다가 깼어요. (잠시 망설이다 손을 어깨에 얹는다.)
Conor Diaz:아, 그거. 뭐-. 음, 형제과의 텔레파시? 그런 건 말해도 안 믿을거잖아. (하하. 또다시 웃는다.) 지금 일어나지 말고 더 자야하는 거 아냐?
오랜만에 푹 잤잖아.
방해해서 미안하니까. 그냥 다시 푹 자... (평소같은 목소리로 소근거리며 뒷목을 미약하게 눌러잡는다. )
Isaiah Martin:...음, (어깨에 올린 손을 살짝 꿈지럭댄다. 그러다 곧 목께에 순순히 이마를 대는 것이다.) ...디아즈씨 답지 않은 소리를 하시네요. (이건 아마도 약간의 농담.)
......조금 무서운 꿈을 꿔서요. 그래서 옆에 누가 있었으면 했는데 다행이에요.
...이제 일어나면 안 될까요?
Conor Diaz:(어색하리만치 침묵이 흐른다. 붙잡았던 손을 놓고 풀어주듯 베개에 얼굴을 기대고서 중얼거린다.) 나는 좀 천천히 일어날게. 먼저 일어나.
주방에서 우유라도 데워먹고 다시 자던가... 나는 일 때문에 피곤하단 말이야.
자는 사람 배려해줬더니 나까지 깨우고 앉았어. 짜증나게...
Isaiah Martin:... (입술을 달싹인다. 조금 난처한 목소리.) 그래도요.
제가 요즘 내내 예민하게 굴었다는 걸 알아요. 사실 최근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어서 그래요... ...오늘은 정신이 좀 또렷해서, 제대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.
...아주 잠깐이면 돼요. 네? (어깨를 짚은 손을 떼는 대신 옆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. 아마도 일어나 앉은 모양.)
Conor Diaz:잠깐 뭐, 그냥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설명해줘도 되잖아. (신경질적으로 대꾸한다. 대체 뭘 믿어야하는지...)
좀 그냥 자! 나라고 네가 한동안 네 예민한게 짜증이 안 났을 줄 알아?
뭐가 그렇게 급해서 지금 얘기하자 하는 건데. 필요하면 그냥 말하면 되잖아.
Isaiah Martin:... ... (호통이 들릴 땐 잠시 숨을 멈추었던 것도 같다. 곧 작게 숨을 내쉰다.)
알겠어요. 그럼 부탁드릴게요. 눈을 떠 주세요, 지금요.
제발요,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......
Conor Diaz:...내가 왜?
너 정말 이사야 맞냐?
난 네가 자는 사이에 다른 너랑 통화했는데, 네가 말이야.
무슨 일이 있어도 눈은 뜨지 말라하던데?
무슨 장단에 맞춰줘야할지 모르겠다. 난.
Isaiah Martin:...그때는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. 전혀요. (가까이 다가오는 옷자락 소리, 곧 손가락이 디아즈의 눈가에 닿는다.) 진짜예요.
...믿지 마세요. 네? (그러나 그답게도 결코 억지로 뜨게는 하지 않았다. 그저 눈가를 더듬다 중간에 멈출 뿐.)
Conor Diaz:넌 내가 이렇게 의심하면 근거를 댈 생각을 해야지, 감정에 호소를 하냐? (여즉 눈을 굳게 닫은 채로 중얼거린다. 바스락거리는 소리, 손이 닿는 촉감,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다.)
내가 겨우 눈 하나 감았다고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 네 쪽이 당연히 더 이상하잖니. 응?
원하는 대로는 못 해주겠다.
Conor Diaz:
정신
기준치:85/42/17
굴림:41
판정결과:어려운 성공
Isaiah Martin:... .... ...디아즈 씨!
Isaiah Martin:디아즈 씨, 여기서 나가요!
Conor Diaz:젠장, 진짜 너 맞지? (구역질을 하는 것도 잠시,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서는 묻는다. 당연히 맞겠지. 자리에 버티고 서서 희미하게 웃는다.)
Isaiah Martin:(거칠게 숨을 몰아쉰다. 마구잡이로 헝클어진 머리와 흐트러진 옷차림이 그것을 증명한다. 거의 멱을 틀어올리듯 잡았다가, 놓고...) ...맞아요. (그리고 손목을 고쳐잡는다.) 나가야 해요, 당장요!
잘, ...잘 하셨어요.
이 말을 하는 걸 깜빡했네요.
Conor Diaz:하! 지금이 그걸 칭찬할 때냐? 어이없는 자식이야. (잡힌 손목을 끌어당겨 몸을 붙이고 상대의 머리를 감싸 쥔다.)
이제 어디로 나가? 창문?
Isaiah Martin:문으로요, 아직 불이 덜 옮겨붙어서, 괜찮아요...... (어깨가 크게 들썩인다. 손에 세게 힘을 준다.) 하지만 곧 커질 거예요.
남은 얘기는 나중에 해요. (다친 곳이라도 있나 살펴보려는 양 시선이 움직인다. 먼저 몸을 돌린다. 여전히 잡아끄는 채.)
Conor Diaz:
SAN Roll
기준치:85/42/17
굴림:36
판정결과:어려운 성공
Isaiah Martin:
SAN Roll
기준치:75/37/15
굴림:21
판정결과:어려운 성공
Isaiah Martin:(여전히 붙잡은 손이 가볍게 떨린다.) ... ...
...어디 다친 곳은 없으세요?
Conor Diaz:(나온 직후부터 아직까지 여전히 쳐다보고 있다.) 없어.
너는? 어디 얼빠진 상태로 뛰어오다 넘어진 건 아니고?
Isaiah Martin:...그건, 음...
......그런 건 됐어요. (핸드폰을 뒤적인다. 911을...) 집이 타기 전에 오려고 했는데.
아까 말한 대로 차도 없고, 사람도 없어서. 좀...
(그리고 통화를 시작한다. 몇 번이고 뛰어오면서 생각한 대로. 우선은 신고를 먼저. 네, 여기 불이 나서요. 신고하려고 하는데요......)
Isaiah Martin:(흘금.) ...혹시 화 많이 나셨어요?
Conor Diaz:따아악히. (쳐다보지도 않는다.) 비록 그러다가 집을 다 태우고 길거리 노숙자로 나앉긴 했지만?
기약없는 노숙생활이 시작한 것 같긴 하다만.
많이는 안 났어.
Isaiah Martin:(많이 나신 것 같은데, 이사야 마틴은 그렇게 생각한다...) ...택시가 당연히 올 줄 알았어요. 죄송해요.
저도 보탤게요. ...음, 모아둔 돈이라면 조금 있어요.
Conor Diaz:됐어. 내가 어린애 돈 떼어먹을 만큼 가난하진 않거든. (그제야 고개를 까닥이며 상대방 쪽으로 머리를 기울인다.)
나름 나도 직업이 있고 수익원이 있다고. 정말로 길거리에서 구걸이라도 할 줄 알아?
호텔 잡아놨으니까 당분간은 거기 있어.
이딴 일 생겼을때 숨기지 말고 그냥 말하고.
괜히 말 안 해서 더 귀찮아졌잖아. 알아?!?!?
Isaiah Martin:(움찔...)
(머리카락이라도 건드리려 들었던 손이 슥 내려간다.) 네. 이번엔 제가...
...실수했어요. 그냥, 디아즈 씨는 항상 바쁘시니까......
Conor Diaz:... (얼굴 앞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핑거스냅으로 틱, 틱 하는 소리를 낸다.) 몸 좀 펴놓지 그래. 솔직히 말해서 화는 났는데, 너한테 난 거 아니니까.
뭐-어. (손을 네 양 볼을 붙잡은 채로 가깝게 당긴다.) 이런 표정 보는 건 나름 재밌지만?
너무 자책하는 것도 내 타입은 아니다. 명심해둬.
Isaiah Martin:(자신의 잠을 방해하는 것이 단순한 '문제'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, 이사야 마틴에게는 큰 과제가 주어진 셈이었다. 그러나 어리석게도 그 과업들을 상대와 공유했더라면 짐이 조금 가벼워질 지도 몰랐다는 사실을, 그는 너무 늦게 안 것이다... 그 즈음 작게 생채기가 난 뺨이 붙잡힌다.) ... (눈을 깜빡. 이윽고 좁게 한 바퀴 굴린다.) 네.
...질문 하나만 해도 되나요?
Conor Diaz:뭐든. (대답하며 약하게 볼을 누른다.)
Isaiah Martin:...호텔 방은 같이 쓰나요?
전 같이 쓰고 싶어서요. 괜찮으시다면... (시선이 한쪽으로 돌아간다. 아무튼, 함께 있던 지도 꽤 되었으니... 그리고 그간 생긴 감정적인 피로를 풀기 위해서도, 그에게는 상대가 필요했다.)
일하시는 데에 방해는 안 되게 할게요.
Conor Diaz:(볼을 잡았던 손을 놓고 턱 끝을 검지로 꾹 누른다.) 흠.
난 따로 쓸 생각 없었는데?
너도 나도 한동안 붙어있어야 좀 마음이 놓일 것 같기도 하고. 아니, 그리고. 애초에.
설마 우리 둘 사이가 방을 따로 잡고 쓸 정도로 멀단 얘기를 돌려서 말하는 건 아니겠지?
Isaiah Martin:... (따로 쓰자고 먼저 말한 것도 언젠가의 상대였던 것 같은데.) 설마요. (그리고 그제야 손을 올린다. 금색 머리카락을 톡.) 가끔 함께 잠자리에 들어 주셨을 때, 좋았어요. 중간에 깨긴 했어도...
이번에는 그러지 않을게요.
Conor Diaz:그래. (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. 한참을 손에 들고있던 술잔을 건네주듯 흔든다.)
요 쥐새끼. 다음 잔은 뭘로 채워줘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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